“강아지도 겨울잠을 자나요?” 겨울철 반려견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과학적 이유 3가지와 우울증 구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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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따뜻한 담요 속에서 깊이 잠든 강아지, 반려견의 겨울철 수면 증가와 휴식을 상징하는 이미지

하루 종일 이불 밖은 위험해? 우리 강아지가 달라졌어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평소 활발하던 강아지가 산책도 마다하고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잠만 자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혹시 곰처럼 겨울잠(동면)을 자는 건가?” 싶다가도, “어디 아픈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겨울철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체 리듬의 변화입니다. 단순히 게을러진 것이 아니라 몸이 계절에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 그 과학적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1. 햇빛 부족이 부른 ‘수면 호르몬’의 급증

겨울이 되면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면서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는 강아지의 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햇빛을 적게 받으면 뇌에서는 각성을 돕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대신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의 분비가 늘어납니다. 이 호르몬 변화 때문에 강아지는 낮에도 졸음을 느끼고 평소보다 더 오래, 더 깊게 잠을 자게 됩니다. 이는 사람도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2. 에너지 보존을 위한 ‘야생의 본능’

지금은 따뜻한 보일러 바닥에서 지내지만, 강아지의 DNA에는 야생 늑대 시절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야생에서 겨울은 먹이를 구하기 힘들고 추위와 싸워야 하는 혹독한 계절입니다.

그래서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체온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비축하려 합니다. 겨울철에 활동량이 줄고 잠이 느는 것은 생존을 위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모드인 셈입니다. 실내견이라도 기온이 떨어지면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열 손실을 막으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3. 강아지도 탄다? 계절성 우울증 ‘윈터 블루스’

단순히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식욕이 떨어지고 불러도 반응이 없다면 ‘계절성 정동 장애(SAD)’, 일명 **’겨울 우울증(Winter Blues)’**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외부 링크 참조]: 영국의 동물 구호 단체 **[PDSA]**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의 약 40%가 겨울철에 기분이 저조해지거나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등 계절성 변화를 겪는다고 합니다. 산책 부족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와 햇빛 부족이 주원인입니다. 이때는 실내 놀이를 늘려주고, 창가에서 일광욕을 시켜주는 것이 최고의 처방약입니다.

4. 주의: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만약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털이 푸석해지면서 잠만 잔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일 수 있습니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염 통증이 심해져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노령견이라면 걷는 자세를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 에디터’s Talk: 겨울 산책, 짧더라도 ‘햇빛’이 중요합니다

저희 강아지도 겨울만 되면 전기장판 껌딱지가 됩니다. 억지로 끌고 나가긴 미안하지만, 저는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 딱 10분이라도 **’광합성 산책’**을 시켜주려 노력합니다. 신기하게도 잠깐이라도 햇볕을 쐬고 들어오면 눈빛이 다시 초롱초롱해지더라고요. 겨울잠 자는 댕댕이를 깨우는 알람은 간식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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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는 것이 건강한 것입니다

겨울철 늘어난 잠은 강아지가 추위를 이겨내고 건강을 지키려는 똑똑한 전략입니다. 아픈 증상이 없다면 억지로 깨우지 말고,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세요. 잘 자고 일어난 강아지가 내년 봄에 더 힘차게 뛰어놀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