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달리는 발길질, 깨워야 할까요?
곤히 자던 강아지가 갑자기 눈꺼풀을 파르르 떨거나, 허공을 향해 열심히 발길질을 하고, “왕! 으르렁!” 하며 잠꼬대를 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혹시 악몽을 꾸는 건 아닌지 걱정되어 흔들어 깨우는 보호자님들도 계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아지도 사람처럼 꿈을 꿉니다. 그것도 아주 생생하게 말이죠. 뇌과학이 밝혀낸 강아지의 꿈속 세상, 과연 녀석들은 꿈속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 뇌 구조의 유사성: 사람과 똑같이 ‘렘수면’을 겪는다
강아지의 뇌 구조는 사람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수면 단계 역시 **’비렘수면(Non-REM, 깊은 잠)’**과 **’렘수면(REM, 얕은 잠/꿈꾸는 상태)’**을 오갑니다.
[외부 링크 참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뇌인지과학 연구에 따르면, 쥐와 같은 포유류도 수면 중에 미로 찾기 훈련을 했던 뇌파와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고 합니다. 강아지 역시 잠든 지 약 20분이 지나면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눈동자가 움직이는 렘수면 단계에 진입하며, 이때가 바로 꿈을 꾸는 시간입니다.
2. 무엇을 꿈꿀까? 견종마다 다른 ‘꿈의 장르’
그렇다면 강아지는 무슨 꿈을 꿀까요? 하버드대 심리학자들은 **”강아지는 낮 동안 경험했던 일을 꿈속에서 재현한다”**고 말합니다. 즉, 산책하고, 간식을 먹고, 주인과 놀았던 행복한 기억을 꿈꾸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견종의 특성에 따라 꿈의 내용도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 포인터(사냥개): 꿈속에서 새를 발견하고 딱 멈춰 서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 리트리버: 꿈속에서 공을 쫓거나 수영하는 시늉을 할 수 있습니다.
- 도베르만: 침입자와 싸우는 듯 으르렁거리는 꿈을 꿀 수 있습니다.
3. 잠꼬대가 아니라 ‘발작’일 수도 있다? 구분법
대부분의 움직임은 정상적인 꿈의 반응이지만, 간혹 질병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 잠꼬대와 **’발작(Seizure)’**을 구분해야 합니다.
- 잠꼬대: 이름을 부르거나 소리를 내면 금방 반응하고 깹니다. 움직임이 길지 않고 간헐적입니다.
- 발작: 몸이 뻣뻣하게 굳거나, 입에 거품을 물거나, 배변 실수를 동반합니다.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못한다면 즉시 영상을 찍어 수의사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 에디터’s Talk: 꿈꾸는 강아지, 깨우지 마세요
저도 제 반려견이 자다가 낑낑거리면 “무서운 꿈을 꾸나?” 싶어 흔들어 깨우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절대로 갑자기 깨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렘수면 상태에서 갑자기 깨어나면 강아지가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해 공격성을 보이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아지가 악몽을 꾸는 것 같아도, 그건 뇌가 낮 동안의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건강한 과정입니다. 그저 “오늘도 신나게 뛰어노는 꿈을 꾸는구나” 하고 흐뭇하게 지켜봐 주는 것, 그것이 집사의 미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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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댕댕이의 콧수염이 떨릴 때
오늘 밤, 당신의 강아지가 자면서 꼬리를 살랑이거나 입을 오물거린다면 행복해하셔도 좋습니다. 녀석은 꿈속에서 당신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공원에 가서 신나게 뛰어놀고 있을 테니까요. 그 행복한 꿈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