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꾹꾹이’는 단순한 애교가 아니다? 집사를 심쿵하게 만드는 4가지 과학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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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담요 위에서 눈을 감고 행복한 표정으로 꾹꾹이(식빵 굽기)를 하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

솜방망이로 전하는 최고의 사랑 고백, 그 속에 숨겨진 본능

고양이가 집사의 배나 푹신한 이불 위에 올라와 앞발을 번갈아 가며 꾹꾹 누르는 행동, 일명 ‘꾹꾹이(Kneading)’ 또는 **’식빵 굽기(Making Biscuits)’**라고 불리는 이 행동은 모든 집사들의 로망입니다. 말랑말랑한 젤리 발바닥으로 안마를 받다 보면 그 귀여움에 심장이 녹아내리는데요. 도대체 고양이는 다 커서도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단순히 어리광을 부리는 걸까요? 이 사랑스러운 행동 뒤에는 엄마 고양이에 대한 기억부터 야생의 본능까지, 놀랍고 감동적인 4가지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1. 🍼 엄마 품을 기억하는 행복한 ‘유아기 퇴행’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어린 시절의 본능입니다. 새끼 고양이는 어미의 젖을 먹을 때, 젖이 더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앞발로 어미의 배를 양쪽으로 번갈아 누릅니다. 이를 **’밀크 트레드(Milk Tread)’**라고 합니다.

성묘가 되어서도 푹신하고 따뜻한 곳(집사의 배, 이불)을 접하면, 무의식적으로 가장 행복하고 배부르며 안전했던 엄마 품속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이때 고양이는 골골송(Purring)을 함께 부르거나 쭙쭙이(천을 빠는 행동)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양이가 현재 극도의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2. 🐾 “너는 내 거야” 젤리 발바닥의 ‘영역 표시’

고양이의 발바닥 패드 사이에는 **냄새 분비샘(Scent Glands)**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맡을 수 없지만, 고양이들끼리는 식별할 수 있는 고유의 페로몬이 나옵니다.

고양이가 집사의 몸이나 아끼는 물건에 열심히 꾹꾹이를 하는 것은, 자신의 냄새를 묻혀 **”이건 내 거야”, “이 사람은 내 집사야”**라고 도장을 찍는 영역 표시(Territorial Marking) 행동입니다. 스크래칭과 비슷한 원리지만, 파괴적이지 않고 애정이 담긴 소유권 주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꾹꾹이는 당신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정한다는 최고의 칭찬입니다.

3. 🌿 야생의 잠자리 만들기 본능

집고양이가 되기 전, 야생의 고양이들은 거친 풀숲이나 나뭇잎 위에서 잠을 잤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거친 풀들을 발로 밟아 평평하고 푹신하게 만들고, 혹시 숨어 있을지 모르는 벌레나 뱀을 쫓아내기 위해 바닥을 두드리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야생의 잠자리 정돈 본능이 DNA에 남아있어, 잠들기 전 이불이나 방석을 꾹꾹 눌러 자신만의 쾌적한 침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꾹꾹이를 한참 하다가 그 자리에서 스르르 잠드는 고양이를 자주 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4. ❤️ 집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

고양이는 경계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불안하거나 낯선 환경에서는 절대 꾹꾹이를 하지 않습니다. 고양이가 당신의 무릎이나 배 위에 올라와 무방비 상태로 꾹꾹이를 한다는 것은, 당신을 해를 끼치지 않는 완벽한 안전지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눈을 지그시 감고 골골송을 부르며 꾹꾹이를 한다면, 그것은 고양이 언어로 할 수 있는 **”사랑해요”**라는 말과 같습니다. 어미 고양이에게만 보여주던 무방비한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꾹꾹이를 멈추게 하지 마세요

가끔 고양이의 발톱이 따가워서 꾹꾹이를 밀쳐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꾹꾹이는 고양이가 당신에게 보내는 최고의 애정 표현이자 신뢰의 신호입니다. 만약 발톱이 아프다면 꾹꾹이를 거절하는 대신, 발톱 끝을 살짝 다듬어주거나 두꺼운 담요를 덮어 고양이의 사랑을 기꺼이 받아주세요. 그 따뜻한 교감이 고양이와 당신의 유대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