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먹여야 하나요?” 강아지 심장사상충 약, 수의사가 말하는 투약 주기와 부작용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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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표시된 투약 날짜와 심장사상충 약, 강아지 건강 관리를 위한 매달 예방 습관을 상징하는 이미지

매달 먹이는 독약? 보호자들의 영원한 숙제

반려견을 키우면서 가장 고민되는 순간 중 하나는 매달 돌아오는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약 날입니다. “독한 살충제 성분이라는데 매달 먹여도 괜찮을까?”, “모기 없는 겨울에는 건너뛰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약을 안 먹이자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는 무시무시한 병이고, 계속 먹이자니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갈까 걱정됩니다. 수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심장사상충 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올바른 투약 가이드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심장사상충, 왜 그렇게 무서울까?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입니다. 감염된 강아지의 피를 빤 모기가 다른 강아지를 물 때 유충을 옮깁니다.

이 유충은 강아지 몸속에서 3~4개월 동안 자라나 심장과 폐동맥에 자리를 잡습니다. 다 자란 성충은 길이가 30cm에 달하며, 국수 가닥처럼 엉켜 혈관을 막고 심장을 파괴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기침, 호흡곤란, 복수가 차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예방만이 유일한 살길입니다.

2. “겨울에는 안 먹여도 된다?” 위험한 도박

많은 보호자들이 “모기가 없는 겨울(12월~3월)에는 휴약기를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기온이 14도 이하로 떨어지면 모기 유충이 감염력을 잃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와 난방 시설 발달로 아파트 엘리베이터나 지하 주차장 등에서 겨울 모기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미국 심장사상충학회(AHS)는 **”1년 내내(Year-round) 예방할 것”**을 권고합니다. 만약 겨울에 휴약했다면, 다시 투약을 시작하기 전(4~5월)에 반드시 혈액 키트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검사 비용이 약값보다 비쌀 수 있으니, 매달 먹이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건강면에서나 안전합니다.

3. 약의 부작용 vs 감염의 위험성

“심장사상충 약은 살충제라 몸에 해롭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약의 성분(이버멕틴 등)은 기생충의 신경계만 마비시키고 포유류인 강아지에게는 안전한 농도로 조절되어 있습니다.

물론 드물게 구토, 설사, 무기력증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콜리’ 종처럼 특정 성분에 민감한 견종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의 미미한 부작용 가능성보다 감염되었을 때의 치사율과 치료 고통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수의사와 상담하여 바르는 약(스팟온)이나 주사제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올바른 투약법: ‘한 달 주기’를 지켜야 하는 이유

심장사상충 약은 예방약이라기보다는, 지난 한 달 동안 들어왔을지도 모르는 **’유충을 죽이는 구충제’**입니다.

이 약은 감염된 지 **30~45일 이내의 어린 유충(L3, L4 단계)**만 죽일 수 있습니다. 만약 투약 주기가 2~3달로 밀려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버리면, 예방약으로는 죽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달 날짜를 정해두고(예: 매월 1일) 꼬박꼬박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에디터’s Talk: 약 먹이는 게 전쟁이라면?

저희 강아지도 알약만 보면 귀신같이 뱉어내서 매달 전쟁을 치렀습니다. 억지로 입을 벌려 넣다가 서로 스트레스만 받았죠. 그래서 지금은 ‘츄어블(고기 맛 간식 형태)’ 타입의 약으로 바꿨습니다. 간식인 줄 알고 꼬리 치며 받아먹는 모습을 보니 진작 바꿀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의 성향에 맞는 약 제형을 찾는 것도 보호자의 센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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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은 사랑이자 책임입니다

심장사상충 약은 강아지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보험입니다. 독한 약을 먹인다는 죄책감 대신,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내 가족을 지킨다는 책임감을 가져주세요. 매달 한 번의 작은 실천이 강아지와 함께하는 건강한 미래를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