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마저 거스르고 싶은 사랑, 현실이 되다
“내 강아지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내 모든 재산을 줄 수 있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상상입니다. 그런데 이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유명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세상을 떠난 반려견 ‘사만다’를 잊지 못해, 유전자 복제를 통해 사만다와 똑같이 생긴 강아지 두 마리를 입양했습니다. 비용은 약 5만 달러(한화 약 7천만 원)에서 1억 원 선. 이제 돈만 있으면 떠난 아이를 다시 품에 안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과연 이것은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을 치유하는 과학의 축복일까요, 아니면 생명의 순리를 거스르는 위험한 욕망일까요?
1. 99.9% 유전적 일치: 하지만 ‘그 아이’는 아니다
반려견 복제는 체세포 핵이식(SCNT) 기술을 사용합니다. 떠난 강아지의 피부 조직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난자에 주입해 대리모견에 착상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강아지는 원본(?) 강아지와 유전자가 99.9% 일치합니다. 외모는 거울을 본 듯 똑같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복제견은 쌍둥이 동생일 뿐, 당신이 사랑했던 그 강아지는 아니다.” 강아지의 성격과 행동은 유전자(Nature)뿐만 아니라, 주인과 함께했던 추억, 환경, 훈련(Nurture)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역시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고 인정했습니다. 겉모습만 같은 낯선 강아지를 보며 주인은 오히려 더 큰 괴리감과 상실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2. 보이지 않는 희생: 대리모견의 눈물
우리가 간과하는 가장 불편한 진실은 복제 과정에 숨겨진 **’윤리적 비용’**입니다. 건강한 복제 강아지 한 마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자 공여견과 대리모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채취 과정의 고통, 착상 실패로 인한 유산, 태어나자마자 기형으로 죽는 복제견들. 내 강아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다른 강아지들이 수술대 위에 올라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복제가 오히려 또 다른 생명들을 도구화하고 착취하는 역설. 이것이 동물 보호 단체들이 복제를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3. 펫로스 증후군: 이별을 받아들이는 연습
많은 의뢰인들이 복제를 선택하는 이유는 ‘준비되지 않은 이별’에 대한 죄책감과 공포 때문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니까요.
하지만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복제가 ‘애도(Mourning)’의 과정을 방해한다고 지적합니다. 상실을 인정하고 충분히 슬퍼한 뒤 떠나보내는 과정이 생략된 채, 대체품으로 슬픔을 덮어버리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회피’**에 가깝습니다. 죽음을 부정하는 것은 결국 삶의 유한성이 주는 소중함까지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발전한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펫 복제 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약 탐지견이나 구조견처럼 특수 능력을 갖춘 사역견의 복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되기도 합니다. 우수한 유전자를 보존한다는 명분입니다.
[외부 링크 참조]: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와 주요 언론들은 상업적 펫 복제 시장의 윤리적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욕망에는 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에디터’s Talk: 단 하나뿐이라서 사랑했습니다
저도 15년을 함께한 노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만약 그때 복제 기술이 있었다면 흔들렸을까요? 아마 아니었을 겁니다. 제가 사랑한 건 그 아이의 유전자가 아니라, 저를 볼 때마다 꼬리를 치던 그 아이만의 습관과 우리가 함께한 시간(역사)이었으니까요. 두 번째 강아지는 결코 첫 번째 강아지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이별이 아픈 만큼 사랑했다는 증거이니, 그 슬픔마저 온전히 안아주는 것이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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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살게 하세요
기술로 생명을 복사할 수는 있어도, 영혼과 추억까지 복사할 수는 없습니다. 떠난 아이를 가장 아름답게 기리는 방법은 복제 센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해 주는 것일 겁니다.


























